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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이야기' 중에서

해성이 이야기 2024. 11. 22.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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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과 무지무도-

 

 

지리산(智異山)도 천왕봉이 최고봉일 뿐이고, 주봉은 반야봉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반야(般若)봉은 지리산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봉우리라고 한다. 지리산은 지혜(智慧)의 산이고, 그래서 지혜를 의미하는 ‘반야봉’이 지리산의 주봉으로 불리는 것이다. 지리산의 ‘지’와 지혜의 ‘지’가 한자로 같은 점도 이해되는 부분이다. (반야는 불교에서 모든 사물의 본래의 양상을 이해하고 불법의 진실한 모습을 파악하는 지성의 작용 또는 최고의 진리를 인식하는 지혜를 말한다) 그리고 부처는 세 가지를 갖추어야 하는데 그것을 산과 연관 지어 설명하자면, 지리산의 만지(萬智)와 무등산의 만능(萬能) 및 만덕산의 만덕(萬德)이라고 한다. 역으로 이해하자면 어느 산도 감히 부처는 못 되는 셈이다. 참고로, 만덕산은 전라북도 완주군 소양면에 위치한 762m의 산이다. 사실 부처가 따로 있는가. 맑고 선하면 부처이고, 천사이지. 살면서 알게 모르게 나에게 선한 영향이나 은혜를 준 자가 부처이지. 그런 의미에서 부모·자식과 아내 및 친구는 나의 부처가 아닌가. 나를 승진시켜 준 상사도 부처 아닌가. 나는 고마운 사람이 부처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는 모두 누군가에게 부처이고 다른 누구에게는 악마일 수 있다. 진짜 부처는 누구에게도 악마가 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부처는 형식상 절에 있을 뿐, 각자의 마음속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며칠 전에 뉴스를 보다가 궁금증이 생겨 찾아보게 된 부분이 있다. 요즘이 국회의원 선거철인데, 전 대통령인 문재인 씨가 현 윤석열 정권을 향해 무지와 무능, 무도한 정권이라고 혹평했다. 현 대통령인 윤석열 씨가 실제 그러한 것인지는 차치하더라도, 나는 ‘무도(無道)’가 혹시 ‘무덕(無德)’이 아닐지 하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데 찾아보고 나서, 이런 경우에는 ‘무도’가 올바른 쓰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덕’은 개인적인 의미를 내포하여 수신제가에 해당하고, ‘도’는 정치가 등에게 요구되는 사항으로 치국평천하에 해당하는 것이다. 사실 현 대통령의 경우에는 그의 가족사를 고려할 때 ‘무덕’도 틀린 것은 아니지만, 정치의 정점에 위치한 사람이니 ‘무도’라고 말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여기서 나는 부처의 자격은 우선 일반 서민이어야 하고, 정치가는 아예 그 그릇에서 제외된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부처의 세 가지 조건에 ‘만덕(萬德)’은 있어도 그에 상응하는 말인 ‘만도(萬道)’는 없다는 것을, 개인적으로 그렇게 이해하는 것이다. 따라서 선조들은 정치인의 삶 자체가 통상 ‘덕’은 고사하고 ‘만도’보다는 ‘무도’하기 쉽다는, 이미 정치의 사기성이나 권력에 뒤따르는 욕심의 난무를 간파하고 있었다고 본다. 현실을 보자. 온 나라의 돈과 그것과 관련된 일들이 그에게 집중되는데, 사기와 욕심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대통령이라는 큰 명예를 얻어 정치의 정점에 이르렀음에도, 이제 국민을 위하는 일에만 골몰해야겠다는 사명감을 깨우치지 못하는 것은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다. 결국 그릇이 그것밖에 되지 않았다. 수신제가하지 못한 옹졸한 삶에 평천하는 포기했더라도 행여나 하고 치국을 기대했으니, 애초 무리였다. 그는 보기 드물게 무덕하고 무도한 사람이 아닌가. 역사가 우스운가 보다. 역사란 민심의 흔적이고 선거도 한 시점의 흔적일 것이다. 그래, ‘서울의 어느 마트에 가면 대파 한 단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875원이다.’

 

 

출처: https://hjjs.tistory.com/96 [사회 문제와 민원 및 인문학을 말합니다:티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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