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 이야기4_득량에 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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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은 저변에 상식과 정의가

보성 이야기4_득량에 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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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량에 갔어

 

회사를 그만둔 김에

불현듯, 쓰윽 고향엘 갔는데.

, 구름그림자처럼 말이야.

사람들은

고양이처럼 서로 닮은 얼굴이었는데

어이 그리 반갑고 가슴은 철벅대는지.

, 다 모르는 사람인데도

왠지 그리운 사람 같았어.

 

 

회사를 그만둔 김에

갈 곳도 없고.

여행이랍시고 에라, 쓰윽 고향엘 갔는데.

기차를 타고 바쁜 바람처럼 말이야.

바다는 섬이 다가온 듯 좁아지고

산은 닳았는지 낮아져 있어.

거기다가

들판은 쓸쓸해졌고

휜 골목을 오가는

사람들은 검고 늙었어.

도대체

누가 요술을 부린 거야.

그래도

몇십 년 만에 득량을 발음하며

표를 끊을 때

기차를 기다릴 때

눈물이 나더라구.

동생 하나를 업고

보따리까지 챙기시는 긴장한 어머니도

알 수 없는 이유로

빙글빙글 취한 아버지도.

젊은 당신들이 그곳에 계셨어.

회사를 그만둔 날

이상하게 득량에 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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